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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의 길잡이/엔터테이너의 길

싸이 '강남스타일' 음원수입

싸이 '강남스타일' 음원수입 알고보니...?

싸이 음원수입, 외국선 수백억 국내선 ‘쥐꼬리’ 

 

싸이 ‘강남스타일’ 열풍 뒤 불편한 진실. 곡당 내려받기 1.29달러 대 60여원, 월정액제가 음원 사이트만 배불려....  외국은 수익 70%가 가수·제작자에 ‘저작권법 개정안’ 국회 발의 예정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의 음원 수입이 외국에선 ‘대박’을 터뜨린 데 반해 국내에선 ‘쥐꼬리’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4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디지털 음악시장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싸이가 국내 음원 판매로 받게 될 저작권료 수입은 36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강남스타일’은 국내 통합 음악 차트인 ‘가온차트’에서 지난 9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며 내려받기 286만건, 실시간 듣기 2732만건을 기록했다. 국내 음원시장 곡당 평균 저작권료가 내려받기 10.7원, 실시간 듣기 0.2원이므로 저작권료 수입은 360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저작권료 말고 노래를 부른 가수에게 돌아가는 몫도 있지만, 이 또한 수천만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강남스타일’을 유통하는 케이엠피홀딩스의 이승주 이사는 “‘강남스타일’의 국내 음원 매출은 5억원이 채 안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외국 음원 매출은 많게는 300억원 이상까지 예상된다고 이 이사는 전망했다. 미국에서만 매주 최대 20만~30만건씩 내려받기가 이뤄지는 등 판매량이 수백만건에 이르는데다, 미국 애플사 음원 사이트 아이튠스에서 ‘강남스타일’이 1.29달러(1400여원)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곡당 음원 가격은 적게는 1000원 안팎이고, 많게는 2000원을 넘는다.  

 

외국에선 수입 배분에서도 음원 사이트가 매출의 30%를 가져가고, 나머지 70%는 제작자·가수 등에게 돌아가는 게 보통이다. 때문에 싸이에게 적어도 100억원 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내려받기가 600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저가형 월 정액제가 전체 시장의 90% 넘게 차지하기 때문에 곡당 가격이 60여원까지 떨어진다. 매달 1만원에 무제한 실시간 듣기와 150곡 내려받기가 가능한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마저도 매출의 40~57%를 음원 사이트가 가져간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정액제 상품은 시장을 주도하는 멜론 등 이동통신사 계열 음원 서비스 업체와 관련 규정 승인권을 쥔 문화부의 뜻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올 상반기 한국저작권협회 등 음악인들의 요구로 문화부와 관련업계가 정액제 폐지 문제를 논의했으나, 기존 체제를 유지하되 내년부터 가격을 약간 올리기로 하는 데 그쳤다. 


음악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치권은 이런 의견을 수용해 법 개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은 문화부가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을 승인하도록 한 조항을 없애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지난 3일 밝혔다.  

 

법안이 개정되면 음원 서비스 업체와 제작자·가수가 자율로 음원 가격 체계를 정해 외국처럼 개별 곡 가격을 달리 매기거나 정액제 폐지도 가능할 것으로 음악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최 의원실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모았다.  남경필 의원 등 여권에서도 음원시장 정상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겨례뉴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