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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의 길잡이/In My Opinion

바늘과 실 스타와 매니저


바늘과 실 스타와 매니저

화려한 스타의 일거수일투족 뒤엔 언제나 매니저가 있다. 서로 믿음과 신뢰로 오랜 세월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고 소송까지 가면서 시끄럽게 마침표를 찍는 경우도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계인 만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하고 또 반대의 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타와 매니저 간에 어떤 얽힌 사연이 있는지 그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충무로의 대표적인 흥행 배우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차승원. 그를 유심히 살펴보면 종종 눈에 띄는 목걸이가 있다. 이 목걸이는 매니저 함정엽 씨에게 선물 받은 것.

목걸이에는 “승원아, 돈 많이 벌자, 아주 많이~”라는 아주 뜻 깊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차승원은 주위 사람들에게 “돈도 많이 벌고 연기도 잘하라는 부적”이라는 우스갯소리로 그 사연을 소개하곤 한다.

차승원과 매니저 함정엽 씨는 10여 년간을 함께 일해 온 사이. 연예계 데뷔 당시로선 지나치게 큰 키(188cm) 때문에 이미지 변신에 고생하던 시절부터 충무로에서 정상의 위치를 누리는 현재까지 친형제처럼 동고동락하는 의리로 뭉친 사이다. 워낙 서로의 스타일과 성격을 잘 알다보니 작품 선택부터 결정까지 이견이 있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렇게 스타로 뜨기 전부터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간 매니저와 배우의 관계는 경제 논리를 뛰어 넘어 가족 이상의 끈끈함을 자랑하는데 박해일의 경우도 그렇다. 최근 웨딩마치를 올린 새신랑 박해일은 신혼 여행에 소속사 식구들을 동행했다.

싱가포르에서 3박5일 일정으로 허니문을 즐긴 박해일은 이 여행에 4년 이상을 함께한 소속사 ‘M플랜’의 매니저 4명과 동행했다. 소속사의 배성은 대표가 웨딩플래너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을 뿐더러 박해일보다 오히려 신부 서유선 씨가 가족처럼 지내온 매니저들의 여행 동참을 더 강력하게 권유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도회적인 이미지로 사랑받는 고소영 또한 한번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오래가는 스타일. 현 소속사의 이주영 대표와는 친언니처럼 스스럼없이 터놓고 지내고 있다. 그녀가 연기 활동 재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여자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TV도 보고 수다도 떨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 지난해 취미로 뜨개질을 배우기 시작한 고소영은 이주영 대표를 위해 회색빛 목도리를 직접 짜서 선물하는 등 다정함을 발휘하기도 했다.

인기드라마<별난 여자 별난 남자>로 안방극장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김아중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대어감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렇다보니 그녀에게 눈독 들이는 대형매니지먼트사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현 소속사와 무려 10년에 달하는 장기 매니지먼트 계약을 한 김아중은 수많은 러브콜에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있다는 후문. 오랫동안 무명 생활을 함께 해온 매니지먼트사이기에 그 인연을 함부로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외에 김선아나 김정은 등도 매니저들을 살갑게 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현장 매니저들의 생일이나 경조사를 잊지 않고 챙기면서 감동을 준다.

그러나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매니저와 미담만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벼락 스타로 ‘뜬’ 톱스타 A의 경우 죽 끓듯 변덕을 부리는 스타일로 현장 매니저를 종종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가 지방 무대 인사를 할 때의 일화.

처음 가보는 도시에서 운전을 맡은 현장 매니저가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무대 인사 시간에 다소 늦어질 뻔한 일이 벌어졌다. 워낙 다혈질인 A는 가뜩이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매니저에게 소리를 버럭 질러대기 시작했고 그의 분노는 극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가라앉지 않았다. 어찌나 언성을 높이면서 매니저를 들볶던지 동승한 스태프들이 얼굴을 못 들 정도로 민망했다는 후문이다.

설상가상으로 A는 주먹질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일이 벌어지면 바로 욕설을 퍼부어가면서 구타를 일삼는다는 것. 더욱이 그 구타라는 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벌어져 현장 분위기를 망칠 때도 있다고 한다.

또 여가수 B는 여성용품 심부름을 시켜 남자 매니저들을 종종 곤혹스럽게 만든다. 남자 매니저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 온 것을 다른 스태프들 있는 데서 내던지며 “내가 원한 기능이 없지 않냐. 이런 건 오빠나 써라”는 등의 모욕적인 언사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

한때 그의 현장 매니저를 했던 C씨는 “그 가수 덕분에 이제 생리대 브랜드와 기능에 대해 줄줄이 꿰고 있다. 웬만한 여성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도 휴대폰의 모닝콜 벨소리를 B의 히트곡으로 해놓는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녀 노래만 들으면 경기를 일으키듯 잠에서 깬다”고 악몽의 후유증을 털어놓았다.

청순가련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D도 만만치 않은 매니저 학대파. 머리에서 발끝까지 공주인 그녀는 심지어 자기 운동화 끈을 매는 일조차도 자기 손으로 하지 않는다.

연예 관계자들은 “어린 나이에 인기의 맛을 알게 된 일부 배우들의 경우 사회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스타일수록 인기가 조금이라도 떨어진다 싶으면 못 견디고 일탈 행동을 하게 마련”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수진-프리랜서

연예계 이쪽도 사람이 일을 만드는 곳이다.
"사람은 연은 하늘에서 맺어주고, 완성은 땅에서 이루어진다".
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지라도 언젠간 떨어 질때가 있을것이고, 그때 그때마다 곁에서 같이 웃고, 울고하는 것이 스타와 매니저 관계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매니저도 사람이다. 항상 스타의 그림자가 되어 화려한 조명과 인기를 받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스타가 많은 사랑을 받기를 누구보다 바라며,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바로 "매니저"라는 것을 알아 주길 바란다.

                                                                                                                                                            -로즈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