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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의 길잡이/엔터테이너의 길

싸이 워싱턴 자선공연에서 말춤

오바마, 싸이 공연 관람..`말춤'은 안 춰

`반미 랩' 공연 논란 감안한 듯.."공연후 잠시 대화"

기대를 모았던 워싱턴 자선공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춤'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Christmas in Washington) 자선공연'에 참석,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5)의 공연을 지켜봤으나 말춤을 추지는 않았다.

[월드스타 싸이]


이날 오후 6시께 부인 미셸 여사와 두딸 말리아, 사샤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무대 뒤에서 요정 의상을 입은 어린이 4명과 사진을 찍은 뒤 객석에 앉았다.

이날 공연에는 흑인 여성가수인 다이애나 로스, 여성 팝가수 데미 로바토, 배우 메건 힐티 외에 최근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싸이가 등장했다. 싸이는 붉은색의 `반짝이' 의상을 입고 공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연 마지막에 청중들에게 "오늘 밤은 아주 용감한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면서 이날 행사의 목적인 국립아동의료센터 기금 모금을 당부한 뒤 백악관으로 향했다.

이날 행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싸이의 `말춤'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특히 관심을 끌었으나 이런 기대는 무산됐다.

대표취재(풀) 형식으로 현장에 있던 미란다 그린 데일리비스트 기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연이 끝난 후 오바마 대통령이 싸이와 잠깐 대화를 했지만 공연 중에 말춤을 추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싸이가 과거 부른 이른바 `반미(反美) 랩'이 최근 미국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군인들의 봉사와 희생을 강조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주한미군 반대 집회에서 부적절한 가사의 랩을 불렀던 가수를 따라 춤을 출 경우 자칫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케이블 채널 TNT가 독점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올해 31회째로, 미국 유명 인사들이 관람하는 가운데 매년 12월 둘째 주 일요일에 열린다. 올해는 오는 21일 전국에 녹화 방송된다.(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