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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의 길잡이/엔터테이너의 길

서태지.이지아 "14년간의 비밀"


서태지.이지아 "14년간의 비밀"


지난 14년간 아무도 몰랐던 서태지-이지아의 비밀이 21일 세상에 드러나면서 연예계 안팎이 충격에 휩싸였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온갖 일이 벌어지는 연예계에서도 '희대의 사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격의 강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온종일 인터넷이 이 사건으로 도배가 된 것 은 물론이고, 모든 언론이 비중있게 다루며 '쇼킹한 소식'임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가요계에서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서태지와 드라마계 주연급 스타 이지아가 주인공인 데다, '14년간 묵은 비밀'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결 혼과 이혼, 소송이라는 연예계 최고의 뉴스가 한데 뭉쳐져 앞으로 다시보기 힘들 스 토리를 엮어 냈기 때문이다.

일명 '네티즌 수사대'가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한다는 대한민국에서 이들의 비밀이 14년간이나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 모두 평소 철저하게 사생활을 감춰온 덕분이다. 두 사람 모두 가명을 쓰는데다, 이지아는 나이까지 속였다.

서태지의 본명은 정현철이라는 것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이지아의 본명이 김지아임이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각종 포털사이트엔 1981년생이라고 검색이 되고 있는데, 사실 이지아는1978년생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학교를 어렸을때 같이 다녔던 기억이 난다는 배우 송창의씨의 내용도 어렵지 않게 보이고 있다.

또한 생일도 알려진 것과 다랐기 때문에 15살 때인 1993년부터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본명과 나이를 숨기자 그의 과거는 더더욱 알아내기 힘들었으며 한국의 내놓으라는 네티즌 수사대들 또한 포기를 하며 이지아 외계인설까지 한동안 나돌기도 하였다.

서태지는 한때 '문화대통령'으로까지 불렸지만 2000년대 들어 활동이 뜸해지고 언론과의 접촉은 물론, 대중을 만나는 데도 인색해지면서 그의 행보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이지아는 현 소속사인 키이스트와 2007년 계약한 후 작품이나 광고 등 모든 대외 계약에서 자신은 빠지면서 개인 정보를 철저히 차단했다. 이 때문에 그와 작업한 제작사나 광고회사 어디에도 이지아의 본명이나 주민등록번호는 없었다. 그는 해외에 갈 때도 소속사를 통해 표를 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의 결혼생활이 미국에서 유지되었고, 이지아가 데뷔 전이었다는 점도 이들의 비밀이 지켜질 수 있었던 배경중 하나라고 불 수도 있다.


이지아가 밝힌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은 1997년 미국에서 결혼했지만 2000년 서태지가 귀국하면서 별거 상태가 됐고, 결국 2006년에는 이지아가 단독으로 이혼을 신청하기에 이른다.

사실상 두 사람은 11년 전부터 이미 '남남'이었다는 얘기다. 2009년 이지아가 서태지의 공연장을 찾은 사실이 포착됐지만 그뿐, 두 사람의 관계를 추측할 수 있는 일들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금세 잊혀졌다.

이지아는 "상대방(서태지)이 상당한 유명인이었기 때문에 데뷔 후 개인사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며 "어린 나이였지만 진심으로 사랑했었고 마지막까지 원만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 모습 보여드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 것은 이지아가 마침 톱스타 정우성과 열애중 이라는 사실이었다. 21일 오전 인터넷에는 '이지아-정우성 데이트 현장 포착'이라는 뉴스가 인기를 끌었는데 불과 몇시간 후 '이지아-서태지 이혼'이라는 뉴스가 뜨면서 대중은 그야말로 경악했다.

이지아와 정우성은 지난 2월 끝난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을 통해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정우성은 둘의 사이를 지난달 공식 인정한 상태다.
 

정우성은 이날 이지아-서태지 뉴스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매니저는 "그동안 연예계에서 숨겨둔 자식이 드러나거나 결혼 사실이 공개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 사건처럼 충격적인 적은 없었다"며 "그만큼 전혀 몰랐던 사실인 데다 둘이 숨겨온 기간이 길었다는 점이 쇼킹하다"고 밝혔다.

또 한 제작자는 "이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지 몰랐다. 2011년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정말 희대의 사건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지아의 소속사는 "소를 제기하면서도 두 사람 사이의 의견 차이가 현재와 같이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사태가 확대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탓에 이지아씨는 현재 몹시 당황하고 있으며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태가 확대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이야말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정말 끝까지 비밀이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서태지는 왜 결혼을 숨겨야했나>

21일 알려진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비밀 결혼과 이혼은 두 사람의 팬 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민에게 놀라움을 안겨줬다.

팬을 속이고 이중생활을 해왔다거나 결혼사실을 감춘 배경에는 떳떳하지 못한 사생활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비난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그러나 미디어•문화전문가들은 1990년대의 사회구조와 연예계 분위기를 고려하 면 서태지-이지아씨의 선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결혼과 이혼이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이상 이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1997년 두 사람이 결혼할 당시 서태지와 이지아씨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할 때 서태지씨가 주도적으로 결혼사실을 숨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1990년대 초•중반 대중가요계를 석권하고 신비주의를 내세워 열성팬의  `교주'라고 할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올랐던 서태지씨가 자신의 신비함이나 은밀성을 유지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예인이 연애나 결혼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달리 연예인에게 한 사람의 연인이 아닌 만인의 연인일 것을 요구한 1990년대의  사 회 분위기도 서태지씨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심재철 교수는 "서태지는 인기가 신비함이나 은밀성에서 오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영원히 신비한 인물로 남고 싶었을 것이다. 특히 1990년대는 지금처럼 결혼이나 열애를 발표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라며 비밀 결혼의 배경을 짚었다.

서태지씨의 결정을 이해해야한다는 수준을 넘어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대중문화분석 전문가인 정재식 교수는 열성팬 사이에서 `교주' 역할을 한  서태지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절대적 교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려면 신비성이 필수적이다. 마니아의 사랑을 받으려면 신비성을 유지해야 하고 결혼은 보통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신비성에 치명적이다. 그래서 숨겼을 것이고 숨기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금은 결혼을 감춘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흥미롭다. 지극히 로맨틱한 부분이 있다"며 "열성팬 사이에서 서태지가 발휘한 지배력을 심층적으로 파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상의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끌거나 가족 또는 결혼 등 가장 사적인 부분마저 상품화하는 오늘날 연예계의 풍토와 비교할 때 오히려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한 것이라며 서태지씨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대중문화 전문가인 이택광 경희대 영문과 교수는 "서태지는 사생활과 공적인 생 활의 분리라는 근대적 사유를 한 사람이다. 사생활을 폭로, 고백해서 상품화하는 것 이 아니라 지키려고 한 것이다. 그것이 뜻하지 않게 불거지면서 기만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연예인을 공유물로 생각한다"며 "사생활을 숨긴 서태지와 이지아가 공유물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군 것이 비난받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비밀 결혼과 이혼을 둘러싼 논란을 꼬집었다.

하얀전쟁, 남부군 등을 연출한 고려대 미디어학부 정지영 교수 역시 사생활에 속하는 두 사람의 결혼과 이혼을 두고 제3자가 비판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 교수는 "결혼사실을 밝히고 말고는 온전히 개인의 자유다. 서태지와 이지아가 합의해서 숨기며 산 것일텐데 그것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며 "이번 일은 그들의 팬이 조금 실망하는 정도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아와 서태지가 법적부부였던 것고 이혼소송 내용들이 사실로 알려진 가운데 이지아와 공식커플 선언 정우성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지아가 정우성에게 서태지와의 관계를 이미 털어놨을 거라는 설과 함께 이지아가 2009년 이전에 서태지와 이혼했다면 숨기기보다 솔직히 털어놓고 새 만남을 갖는 게 마음 편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1월 서태지를 상대로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소송을 낼 때 사실이 알려질 것도 감수했을 것이므로 정우성에게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을 거라는 말이다. 실제로 연예계 전반에선 정우성이 이지아의 과거를 알면서도 아픔을 다독여주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을 거라고 말하는 관계자들도 있는 반면 한 측근은 “정우성, 이지아와 여행 다니면서 여권도 못 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공식연인으로 인정후 "아름답게 만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지 얼마지나지 않아 이지아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정우성을 '피해자'로 보는 시선도 있는데 그런 식의 선입견은 금물이다.
 
남녀간의 문제는 당사자들이 정확히 알기 때문에 각자의 생활과 생각을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술자리의 안주거리처럼 너무 많은 추측성 기사에 한국 연예계를 대표하는 스타 세사람, 어느 쪽이든 커다란 피해 없이 원만하게 해결이 나기를 많은 팬들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