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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의 길잡이/엔터테이너의 길

싸이 때문에 울고 웃는 식품·주류 광고

싸이 때문에 울고 웃는 식품·주류 광고


광고계 불문율 모조리 깨…숙취해소 광고에 술 광고도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가 식품·주류업계의 광고 시장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의 1년 전속모델료는 과거 최고액을 기록했던 가수 비의 수준을 넘어 5억~7억원선으로 치솟으며 그간 금기시됐던 광고의 룰을 모조리 깨버릴 정도로 ’마케팅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싸이는 LG유플러스, 삼성전자[005930], 소니코리아, CJ제일제당[097950], LG패션[093050], 놀부NBG, 농심[004370] 등 10여곳과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하이트진로와도 소주 ’참이슬‘과 맥주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계약 협상을 진행중이다.


특히 광고모델로 인한 마케팅 효과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식품·주류업계는 싸이 때문에 울고 웃는다.


농심이 신라면 광고를 자청한 싸이 덕분에 ’깜짝‘ 수혜를 입긴 했지만, 실제로 가장 덕을 본 곳은 외식 전문 기업 놀부NBG다. 싸이가 월드스타로 발돋움하기 전인 지난 5월 1년치를 계약해 지금까지 싸이를 광고모델로 쓰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싸이가 본격적으로 뜰 때쯤인 8월부터 헛개컨디션 CF를 선보여 재미를 봤다.


반면 작년 11월까지 1년6개월간 싸이를 맥주 ’카스‘의 전속모델로 썼던 오비맥주는 이후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 맥주가 싸이를 모델 계약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실 경쟁사의 모델로 활동했던 연예인은 통상 1년 정도가 지나 모델 이미지가 희석된 다음[035720]에 광고모델로 영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싸이의 강력한 ’모델 파워‘는 이런 광고 관행을 깨버렸다.


깨진 불문율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 회사의 소주·맥주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동시에 서는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소비자 타깃층이 달라 브랜드 이미지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광고모델을 따로 써왔는데 싸이는 이런 위험마저 극복했다.


이영목 하이트진로 상무는 “그런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참이슬의 미국·유럽시장 진출과 드라이피니시d의 젊은층 클럽·파티문화 공략 효과를 동시에 갖출 수 있는 모델은 싸이 말고는 없지 않느냐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문채원, 이민정, 하지원(이상 참이슬 모델), 이효리, 구혜선(이상 처음처럼 모델) 등 여성 모델 일색이었던 소주 광고에 남성 모델이 등장한 것도 드문 현상이다.


더우기 주류제품의 모델로는 숙취해소 음료 광고모델을 쓰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싸이는 CJ제일제당의 숙취해소음료 ’헛개컨디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도 숙취해소음료의 존재 이유인 술 광고까지 석권했다.


싸이는 정부의 광고 규제로 대중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주류업계에 돌파구의 단초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공연도중 소주 ’참이슬‘을 마시는 퍼포먼스로 무대공연 PPL(간접광고)을 선보였다. 이어 가수 김장훈도 싸이와 무대에서 화해하면서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연출했다.


모델이 광고제품을 역제안해 계약이 성사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당초 농심은 싸이에게 새우깡 모델을 제안했으나 싸이는 신라면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3분 분량의 동영상을 찍어 “모델로 채택해 달라”고 거꾸로 제안했다.


농심 측은 싸이의 희망대로 그를 신라면 블랙컵 모델로 발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심은 경영진이 광고카피를 직접 손볼 정도로 광고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곳인데 광고제품에 대한 선택권을 모델에게 넘긴 것도 예사로 보기 힘들다”며 “싸이의 마케팅 파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