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꿈과 현실, 그사이

스타강사들 도박에 탈세까지 도덕성 붕괴

대입입시 스타강사들의 ‘모럴해저드’ 백태  

‘한탕주의’가 불러온 학원가의 도덕성 붕괴 

이른바 ‘1타 강사’(일등 스타강사 지칭)로 알려진 입시전문 ‘이투스’ 출신 스타강사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학원가 일부 인기강사들은 수십억원대의 수입을 바탕으로 도박은 물론 각종 사치품을 구입하고 고급 룸살롱에 출입하는 등 교육자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가 학원가 ‘모럴해저드’ 백태에 대해 추적해봤다.

현 EBS강사가 마카오 원정도박 의혹…‘자질 논란’ 
수십억원 수입→ 외제차, 회원권, 도박, 탈세까지  

일부 인기 입시 강사들이 해외 원정도박을 일삼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기업인들과 연예인들의 해외 원정도박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어린 학생들을 상대하는 입시 강사들까지 휘말려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해외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유명 입시업체 ‘이투스’에 소속된 유명 강사 최 모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투스'는 교육, 학원, 출판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국내 인터넷 강의 분야에서 M업체와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입시 전문 교육업체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사탐영역 최 모 강사 이외에 같은 학원 출신 수리영역 정 모 강사, 사탐영역 B강사, 과탐영역 C강사 등이 함께 포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 마카오 카지노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는 마카오에는 갔지만 도박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최씨 등 2명을 기소의견으로 정씨 등 4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5명의 강사와 1명의 학원 관계자가 검찰에 송치된 것은 사실이다”라며 “이미 검찰 측에 송치했으므로 추가적인 내용은 검찰 쪽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투스’ 관계자는 “최씨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맞다”면서 “학원 측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 검찰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식적인 입장이나 향후 거취에 대해 말하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또 “이들의 경우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사생활에 대해 일일이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부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입시계의 현직 스타강사들이며, 특히 최씨는 2009년 말부터 올해 2월까지 30여차례에 걸쳐 마카오에서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경제연구소의 대표로 있으며 tvN ‘공부의 신’에도 출연하는 등 크게 유명세를 탄 스타강사다.  

수리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정씨는 현재 EBS에서 강의를 맡고 있으며 E업체의 노량진 캠퍼스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현재 의혹을 받고 있는 사탐영역 B강사는 지난 2010년 EBS에서 강의를 진행했으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등에도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C강사는 과탐영역 강의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씨는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켜 ‘쥐박이’라고 표현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도 했다. 또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강사들 중에는 전‧현직 EBS 강사가 포함돼있는 것으로 밝혀져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학원관계자 및 학부모들은 “비록 이들이 학교 교사는 아니지만 해외 원정 도박에 나선 강사들이 EBS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 가”라면서 “이번 경우처럼 문제를 일으킨 강사들에 대한 엄격한 제한 규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에서는 “입시 업체들 간에 경쟁업체의 유명강사를 빼오기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수강생 확보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성품이 검증되지 않아도 강사의 인기만 많으면 무조건 데려와 쓰겠다는 학원가의 조급함이 이런 물의를 빚게 된 원인중의 하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학원가의 강사들에 대한 관리 부실이 여실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EBS 관계자는 “EBS와 강사들 간의 계약서에는 도박이나 음주운전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적절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박에 탈세까지 

그런데 명예와 부를 동시에 거머쥔 스타강사들이 이처럼 해외 원정 도박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모럴 해저드’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다수의 입시학원 업계 관계자·학부모·수험생들에 따르면 이번에 드러난 스타강사들의 도덕적 해이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원정도박은 물론 빈번한 룸살롱 출입, 조교와의 불륜, 수입 신고 누락 등으로 강남 등 학원가 주변에서 일부 스타강사들의 명단이 끊임없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  

특히 일부 강사는 여자 재수생과 성관계를 맺었다거나 조건만남을 가졌다는 소문까지 휩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고급 외제차와 골프회원권, 고가의 외제 명품들을 사들이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 예삿일이 돼버렸다고 학원가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각종 편법을 동원해 수십억 원의 세금을 탈루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근로소득신고와 4대 보험료를 내는 곳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일부 유명 강사들은 학원과 짜고 소득 신고 자체를 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벌 기준 ‘애매해’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강사 최씨 역시 30여 차례나 카지노에 출입했으면서도 한 번에 쓴 돈은 10만∼20만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부터 제기됐던 도박죄 기준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의 핵심은 돈을 걸고 게임을 했다면 도박죄 처벌 대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 금액이라면 도박이 아니라 단순히 재미를 위한 ‘놀이’로 간주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한 해외 카지노를 방문한 사람들이 큰 금액을 신고 없이 해외로 가지고 나가 이를 도박에 사용했다면 이는 ‘외환 관리법’에 저촉될 사항이지 도박죄 혹은 상습도박죄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적합하냐는 논리다. 게다가 사감위 측 역시 처벌 여부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도박죄 성립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함에 따라 일반인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규정에 대한 현실적인 개정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