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현동 '옹골진 나주곰탕' 옛날 맛 그대로...
장터에서 먹던 ‘옹골진 나주곰탕’, 겨울 한 끼로 충분
추운 날엔 따뜻한 국과 밥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따뜻한 국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비우면 속도 따뜻해지고 이마엔 땀도 살짝 고인다. 그 상태에서 밖에 나가면 찬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마치 사우나를 한 번 하고 온 느낌이랄까. 그렇게 ‘보신’을 하면서 우리는 찬 겨울을 나게 된다.
성남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 목현동에는 예전 장터에서 먹던 추억의 맛을 파는 곳이 있다. 브랜드는 ‘옹골진 나주곰탕이다. ‘옹골진 나주곰탕’(www.najugomtang.com)’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골을 푹 고은 곰탕과는 다르다. 옛날 장터에서 먹은 소고기탕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장터에서 장사꾼들이 한 끼를 해결하며 막걸리와 함께 먹었던, 서민들이 장터 구경을 하고 한 그릇씩 먹던 그 ‘옹골진 나주곰탕’이 고갯길에 있다.
▲ 광주 목현동 옹골진 나주곰탕 전경
이 집 곰탕의 특징은 숙주나물, 부추 등 야채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야채의 양도 푸짐하다. 갓 끓인 '옹골진 나주곰탕'에 야채를 넣고 김치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정말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여기에 정식을 주문하면 소담하게 차려진 보쌈이 추가된다. 연하게 잘 삶아진 고기를 절인 배추와 보쌈김치에 싸서 먹는 맛도 그만이다.
곰탕집의 맛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김치와 깍두기. 적당히 잘 익은 김치도 일품이지만 푹 익어 쫄깃한 느낌을 주는 깍두기의 맛도 일품이다. 취향에 따라 시큼한 깍두기 국물을 곰탕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기름기가 빠진, 깔끔한 맛이 깍두기 국물을 넣은 탕의 맛이다.
낮손님들이 주로 찾는 메뉴가 곰탕이라면 저녁 시간의 주메뉴는 샤브샤브와 수육전골이다. 둘 다 곰탕 국물이 사용된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시원한 맛이 일품인 육수에 고기를 데쳐먹는 샤브샤브는 저녁식사로도, 술안주로 많은 이들이 찾는다.
이 샤브샤브 또한 푸짐한 야채가 인상적이다. 데쳐진 고기에 역시 데친 야채를 싸서 소스에 찍어먹으면 정말 '녹아 없어진다'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야채를 곁들이면 속이 더부룩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부드러운 야채와 고기가 자꾸 젓가락을 가게 만든다.
술꾼들을 유혹하는 전골은 200g에 2만원이다. 가격에 조금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양을 보면 오히려 그 돈이 적다고 생각될 것이다. 한가득 담겨진 수육과 야채, 여기에 청양고추가 가세한다. 전골의 맛을 살리는 일등공신, 청양고추의 등장이다.
▲옹골진 나주곰탕
국물을 한 수저 뜨자 칼칼하면서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 그 맛이 숟가락을 자꾸 움직이게 만든다. 소주 한 잔을 비우고 국물 한 수저 떠 먹는 순간 '어, 진국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 같다. 얼핏 적다고 생각했던 수육도 밑을 보니 꽤 많은 양이 있다. 이 정도면 안주감으로 충분하다고 느낄 만 하다.
장터에서 서민들이 함께 어울려 먹었다는 '옹골진 나주곰탕'. 곰탕을 먹던 그 마음이 필요한 시간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곰탕 한 그릇을 비우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전골에 소주를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스포츠월드 류근원 기자]
→ 유난히 추웠던 작년말경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서 이곳을 들르게 되었다. 깔끔한 외부 전경과 같이 내부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오픈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듯 곳곳에 축하화환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연찮게 들렸던 곳이지만 따끈하게 데워진 옹골진 나주곰탕을 정신없이 아는 지인과 함께 한그릇 뚝딱했던 기억이 또렸하다.
그런데 이렇게 기사화된 내용이 다시 눈에 들어오니 그때 그곳의 맛이 떠올라 절로 입속엔 침이 고인다. 앞으로 이곳을 지날때면 꼭 다시 들려야 하는 명물 맛집이 될 듯 싶다.
